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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ry115

귀국 한국에 들어와서 첫번째 글을 남긴다. 돌아가자는 마음을 정하고, 바로 국내 포닥 자리에 지원하였고, 급작스럽게 국내 취업이 결정되었다. 귀국하자라는 마음을 정한지 몇일 되지 않은 사이에 모든 일이 일어났고, 그리고 약 2주~3주간 사이에 일본생활을 정리하느라 체력이 부족할 만큼 정신없는 기간이었다. 그 사이 사이, 6년 반 사이에 맺어진 인연들과 작별의 시간은 감사함과 묘한 아쉬움이 뒤엉킨 하모니였다. 가족 같이 느껴진다는 누마오상, 연구실의 키나상, 츠루미 라운지 동료분들, 일본에서 형제처럼 같이 지낸 석진이형과 성훈이형... 연구실 교수님들과 행정 직원분... 교회 분들... 여러 사람들이 예상보다 많은 따뜻한 송별회를 해주셨다. 외롭다고만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를 돌봐주고 있던 것이다. 다 .. 2019. 7. 17.
19월 06월 15일 라운지에 호상 대리 근무로 라운지에 토요일 출근을 했다. 아침에 서두를 것도 없이, 충분히 여유를 가지고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토요일 버스 배차 간격은 생각보다 길어서, 택시를 타게 되었고, 읽으려던 책 대신에 우산을 2개나 챙겨왔다. 요즘 내 머리 속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슬럼프를 끝낼 것 인가이다. 적고보니 굉장히 어색한 말 같이 느껴지지만, 슬럼프라는 것은 어떤 목적의 과정이기 때문에 그 목적을 소거함으로써 자연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즉, 지금 하던 일들, 삶의 목표나 방법을 바꿔야 하나를 고민 중이다. 쓰고보니, 자기 일기를 누가 이렇게 돌려쓰나 생각이 든다. 더 편하게 쓰자. 오늘 출근과정이 세상 사는 축소판은 아닐까 충분히 여유있게 출발했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은 내 예상과는 다르고 정신은 .. 2019. 6. 15.
슬럼프 극복을 위한 다양한 잉여활동 슬럼프다. 약 한달 간의 슬럼프를 겪고 있다. 처음에는 그냥 번아웃 증상이었고, 원인도 뚜렷하지 않은 우울감과 무기력이었는데, 이제는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럼풋한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짙은 잿빛 안개가 침전하고 문제의 근원이 윤곽을 드러낸 것 같다. 다행이다란 생각보다 슬픔이 느껴졌다. 이겨내거나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주제의 원인이 아닌 것 같다. 그냥 일생에 반복되는 문제 앞에 약한 인간의 한계? 적어도 지금의 내가 가진 가치관과 방향성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건, 인생 앞에 초라한 자신을 보니, 타인의 삶의 자세와 선택에 조금 더 여유롭게 봐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 동안, 타인을 타협이다. 이중성이다. 비겁하다고 정죄하던 내 거만한 태도가 조금은 부드러졌다. 나나 .. 2019. 6. 10.
다시 쓰는 일기 이제 거의 추억이 된 티스토리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가끔 정리된 내 발자취와 생각을 읽으면, 당시의 풋풋한 고민과 내 나름의 노력이 보여, 이렇게 다시 글을 써야지 라는 마음이 들게 한다. 10년 전, 썼던 일기장의 나보다, 나는 더 재미없는 진지한 사람이 되었고,10년 전 상상한 내 모습의 백분의 일도 안되는 성취와 무능력을 등에 지고 살고 있다. 그 것도, 10년 전 상상할 수 없던 일본이라는 곳에서 말이다. 늘 현재의 고민에 몰입하며 살다보니, 지나간 추억과 소중한 인연이 머리 속에서 밀려나가는 기분이다.그래서 미안하다.오래된 친구에게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고, 오래 전 추억은 누군가 먼저 자극 시켜줘야 상기된다. 그래서 이렇게 일기를 다시 쓰면,한 참 뒤에 내가 스스로를 기억할 수 있을 .. 2018.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