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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ry

우리집이야...

by 멋진그놈 2009. 2. 25.

연구실 선배님이 읽어보라고 권해준 논문에서 우리집 도면을 발견했다.

판암동 주공아파트

난 여기서 초등학교서 부터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20여년이 된 오래된 아파트가 우리가족 보금자리이고 내 공간이다

옛날 여자친구의 말이 기억난다
자기 언니의 결혼 후 첫 보금자리가 17평이라며
"너무 좁다" 라는 표현했었던...

니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남자친구도 17평에서 꿈을 꾸며 3식구, 이전에는 4식구로 살았었다고..
난 말 없이 웃기만 했었지...

주공의 부실한 마감과 자재들에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나와 함께한 어쩔 수 없는 친숙하고 소중한 내 공간이고 내 모습이다.

공간이란 크기가 규칙처럼 최소공간이라는 규격을  꼭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택 설계를 배우면서 참조하는 최소공간을 가족 구성원의 필요한 공간으로 환산하여
실들을 조합하면 꽤 부유한 규모의 주택이 될 것이다.(물론 내 기준이지만)
그리고 무척 쾌적한 공간이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좁다고 생각하는 공간도 그 안이 사람이 어떻게 삶을 가꾸어 나가느냐에 따라
나름의 아늑하고 좋은 공간이 구성될 수 있다.
한국.... 아니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크기와 규모에 기준을 세우지만,
진짜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들에 의해 좌우된다.
아니 그렇게 믿는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가 작다고 느껴본 적 있는가?
자동차? 집? 내방? 내 마당?
내 주변을 둘러싼 것들에 대한 상대적 비교의 결과는 아닌지...
'다른 사람의 것들' 이란 잣대를 내려놓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나'라는 솔직한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어쩌면 그 작던 것들이 과분하고 소중한 것이 될지 모른다.
당신이 삶이 베도록 그 안에 당신의 손길과 추억을 가득 채워보자.
내 방, 내 차, 내 마당이 나를 닮아 세상에 둘도 없는 것이 될 거이다. 

 

 

 

그래도 이제는
엄마이 바램처럼 좀 더 큰 곳으로 이사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