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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ry

인과응보에 의한 족쇄

by 멋진그놈 2009. 4. 14.

지난 주 토요일에 논문 프로젝트 중간 크리틱을 했다.
깐깐한 담당교수님의 덕분으로 다른 지도교수님 아래 있는 학생들보다 겉보기에는 꽤 그럴한 발표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아무래도 솔직히 내용도 그럴싸한지는 의구심이 생긴다.

아무튼, 사이트 모형을 만들고 피피티를 정리하느라 일주일은 밤낮 고생했고
신체 밸런스는 무너져서 일주일간 2킬로는 빠진 것 같고,
내 유씨는 활동기를 맞이했고, 기분은 우울하고 정신은 혼란스럽다.

병원예약도 3주나 미루다 오늘에서야 진료를 받았다.
의사샘도 개강 후  체중감량된 내 모습에 약간 의아해 하셨다.

의사샘이 아니라 내 스스로도 내가 좀 걱정된다.
육체적 고통보다 정신적으로 조금 더 힘들다.

부쩍 바빠진 설계로 인해 교회에서 있는 시간이 부담스러워졌고, 모든 생활이 흔들렸다.
영어 공부는 손을 놓기 시작했고 밤에 작업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포기했다 . 안하겠다. 설계는 이제 내길이 아니다라고 다짐했다.
이런 다짐을 하기까지도 너무나 많이 아팠다. 가슴이 아팠고, 몸도 아팠다.
그런데 이제 안하겠단 나를 구석으로 몰아가면서 괴롭히고 있다.

웃기지 않나?
그렇게 하고 싶다고 발버둥치던 설계가 이제 지긋지긋한 족쇄가 되어 괴롭힌다.
인과응보..

교수님은 퀄리티와 논문의 가치는 새로운 걸 만들어 내는 거라며 재촉한다.
방학부터 지금까지 논문의 키워 " juxtaposition"을 너는 모르는 것 같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모르는 걸까? 난 내가 하는 논문프로젝트 주제마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난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계속 해서 모른다라고 말하니......

생각해봐라.
그게 맞아? 맞을까? 아닌것 같은데? 니가 틀린것 같은데...라고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면
당신이 얼마나 확신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조만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