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0교회를 들렸다.
대형 교회가 그렇듯, 화려하고 정돈되고 일렬적인 분위기가 있다.
첫 행보가 동경교회라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한국의 대형교회를 닮아있다. 잘 갖춰진 프로그램, 시설, 사람들…
조금은 부족하고, 조금은 초라해도 좋을 것 같은 곳이 교회다.
그래야 낮고, 약하고, 악한 우리가 위화감 없이 그 곳에 있을 수 있다.
교회를 가기 전 읽었던, 이사야의 구절이 각 번역서마다 나에게 다르게 다가오듯, 교회도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가고 다가온다. 어쩌면 하나님도 각 사람마다 다른 모습, 다른 방식, 다른 방향으로 다가 올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의 하나님이 엄격하든, 온화하든, 전능하든… 때로는 그 분이 우리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이 되지 않을 때도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라는 교회 테두리도 좋지만, 일단 나는 나의 하나님을 찾아가기로 한 것 같다.
무언가 얻을 수 있는 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행인 것은 그 동안 멀어진 하나님을 다시 일대일로 대면하고 있는 느낌이다.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 봤는데, 면직판결난 목사가 태연히 예배를 이끌고, 태연히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
뭐라 말할 수 없는 오묘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