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군과 만나기 위해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에
전교조 소속의 선생님의 개인전으로 보이는 듯한 회화전시를 보게되었다.
10여작품이 지하철 이동로 한쪽벽에 가지런히 전시되어있었고,
내 추측으로는 한쪽 측면에 작품의 주인 혹은 관계자들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전교조란 타이틀 답게
입시의 압박, 주입식 교육, 서울대, 영어같은 주제를 현대적 회화로 표현하였다.
직설적 표현이 그래픽 아트같은 느낌도 들고...
주제는 어둡지만,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너무 무겁지 않게 느껴지고
몇몇 작품들은 현대적 감각을 가져, 신선한 표현기법도 보였다.
학창시절...
전교조란 단체는 같은 선생은 물론 학생들에게 까지 외면 받았던 조직으로 기억한다.
교육을 가지고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그들이라고 종종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본 작품들을 보며... 곱지않던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더라.
오가는 지하로 한켠에 마련된 벽에 요란한 프랜카드도 없었고, 화랑에서 열리는 개인전처럼
커다란 화분들이 즐비 하지도 않았다.
전교조 개인전이라는 글씨가 적인 화분 하나와
그 혹은 그들의 그림만이 줄을 서서 소리없이 외쳤다.
오늘 본 외침은 정치적이지도 않았고, 이기적이거나 계산적이지도 않았다
2008년 피부로는 처음 느꼈던 한해였다.
약자라는 이유, 혹은 소수의 목소리라는 것 때문에 민주주의 한켠에선 힘겹게
투쟁한다는 걸, 그리고 민주주의의 탈을 빌린 권력들에 의해 짓밟혀지고
세상의 관심에서 조용히 고립되는 것들을...
소수라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애틋한다.
세상과 다른 무엇을 가졌다는 것은 획일화된 현대의 덩어리느낌의 세상에서
빛나는 유리알같은 의미를 갖는다
소수라서 아프고
소수라서 목이 터져라 외쳐도 눈길조차 없다.
소수라서 묵묵히 감내하며 눈물 흘려야 하는 것들도 많다.
우리와 다른 생각이 차이일 뿐 차별해서는 안된다.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었다.
"여기 걸수있게 못같은 것도 하나도 없었어"
세상은 내 목소리 하나 쉽게 걸 수 없는
지하도 한쪽벽 대리석 외장재와 같은 곳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