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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ry115

사람의 소중함 ​ 오랫만에 엊그제 도쿄로 가서 지인들을 만났다. 밤 10시 넘겨 만나서 한국음식을 먹고, 다음날 점심한끼와 의미 모를 인형 콜렉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냥... 관계가 줄어든 만큼 별거 아닌 걸로 만나고 이야기 하고, 밥한끼 하는 것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2016. 12. 2.
옷이 몇개? ​일본사람에게 종종 듣는 질문이다. 옷을 몇개 가지고 있어요? 언제나 잘 차려 입고 다니네요. 그럴 때마다 사실 부끄럽다. 주체할 수 없는 내 외모에 대한 욕망을 유학 중에도 참지 못하는구나. 사복을 입기 시작한 대학교부터 지금까지도 유별날 만큼 옷을 좋아하고, 즐긴다 근데, 사실 부끄럽다. 매일 같은 옷, 허름한 옷차림을 무신경하게 걸치고, 세상에 중요한 건 옷차림같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는 듯, 그렇게 내일에 집중하고, 주변사람과 세상에 매진하는 간결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마 생각과 다른 내 성향을 언제나 주체하지 못한다. 다만. 몇 가지는 꼭 지킨다. 분에 넘치는 브랜드 옷 보다 저렴한 옷을 산다. 유행이 아닌 옷을 사서 오래 사용한다. 상황에 어울리는 옷차림을 한다. 옷은 어울림이다. 옷 차림.. 2016. 11. 25.
내 과오들을 만나는 밤 아침에 지진과 쓰나미에 안부를 묻는 엄마가 전하는 이야기...과거 여친 가족이 교회를 나갔다는 소식(물론 엄마는 그 관계를 모르시겠지만...) 이 시간에 굳이 계좌를 물어 데이트 통장의 돈을 보내겠다는 최근 전 여친. 이 무슨 당황을 넘어 황당한 수미쌍관의 하루인가.... 틀어진 관계 사이 사이로 비치는 내 과오와 부족함들을 마주해야하는 하루다.나란 사람의 내면... 성격...어긋나는 관계를 되돌아보면, 이대로 괜찮은가... 나란 사람 이란 생각이 든다. 나를 탓해야 하나, 아니면 타인을 탓해야 하나...물론, 연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그 동안 틀어져 버린 관계들이 떠올라서 드는 생각이다. 딱히 이유 없이 멀어져간 사람도 있고,내가 못 해서 떠난 사람도 있고...내 기준에 비양심적이고, 실제로도 .. 2016. 11. 23.
혼자 밥 먹고, 혼자 공부하고, 혼자 잠든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로 혼자 말조차 하지 않는 시간이 늘었다. 외로움, 이랄까? 이미 익숙해져버린 것 같다. 연구실 학생들과 혹은, 일본 사람과 왜 친구를 만들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면, 조금은 어색한 감정이 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회적 통념에서 오는 친구가 없음에 대한 약간의 부끄러움이다. 어쩌면... 이런 혼자라는 시간이 익숙함을 넘어 좋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외로움이란 것에 사람을 만나고, 필요함이란 것에 나를 억지로 사회적으로 맞추는 것이 썩 기쁘지 않다. 그렇게 맺는 관계들은 가볍고, 얕아서 그 필요와 감정이 없어지면, 상대에게 소홀해진다. 모두는 아닐지라도, 나는 조금 그렇더라. 한명, 한명이라도 진심이 통하는 관계를 맺고 싶다. 어짜피 다수의 사람과 연을 맺는 일은 해본 적도 없고,.. 2016.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