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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ry

추억이 되도록...

by 멋진그놈 2015. 12. 18.

우리나라는 폴라로이드 라고 하고, 일본은 첵키라고 한다.

즉석카메라다. 마지막이 될지 모를 이 연구실에서의 송년회를 기념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갔다.
선생님과 사진을 한장 찍고 싶었고, 이 친구들도 한장씩 선물하고 싶었다. 다들 추억이 되도록...

어린 일본 친구들과 거리감 없이 지내지는 않았지만, 호감으로 다가오는 관계가 되어서 다행이다.
솔직히 다 이해할 수 없고, 한국보다 방어적인 일본 친구들 사이에서 외로움을 종종 느꼈지만, 그래도 웃어주고 2차도 권유하고, 이정도로도 고마운 것 같다.

나도 꽤 사교성이 떨어지는 사람이란 것을 어릴적부터 인지했던터라... 이정도면 선방인거라 믿는다.
사교성은 낮은데, 혼자서는 또 외로움을 잘 느끼는 조금 부족한 타입이 나일지도....

일본 학생들 사이에서도 옷으로 주목을 받는 건 동일하다.
폴라로이드를 좋아하고, 언제나 정돈된 모습만 본 일본 학생들은 내가 참 곱게, 여유롭게 살아온 사람 쯤으로 보이는 것 같다.
그런 오해 쯤 오히려 스스로 만들고 사는 것 같다.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선생님께도 감사하고 매우 좋아하지만, 내 욕심인지..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지, 아니 둘 다의 이유로 전공을 바꾸고, 지도교수를 바꿔야 한다는 결정이 섰다.

하지만 진로가 바뀌어도, 여기서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도 지금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제 인연의 끝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받아준 선생님이니까.
얼마전 박사 세미나에서 동료라는 의미의 仲間를 써줘서 감사하다.

이 결정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나도 모르겠지만, 이대로 흘러갈 수 없다는 확신은 이미 내 안에 서버렸기에... 상황에 인생을 맡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