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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ry

다시 쓰는 일기

by 멋진그놈 2018. 6. 9.

이제 거의 추억이 된 티스토리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가끔 정리된 내 발자취와 생각을 읽으면, 당시의 풋풋한 고민과 내 나름의 노력이 보여, 이렇게 다시 글을 써야지 라는 마음이 들게 한다.


10년 전, 썼던 일기장의 나보다, 나는 더 재미없는 진지한 사람이 되었고,

10년 전 상상한 내 모습의 백분의 일도 안되는 성취와 무능력을 등에 지고 살고 있다.


그 것도, 10년 전 상상할 수 없던 일본이라는 곳에서 말이다.



늘 현재의 고민에 몰입하며 살다보니, 지나간 추억과 소중한 인연이 머리 속에서 밀려나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미안하다.

오래된 친구에게 먼저 연락하는 법이 없고, 오래 전 추억은 누군가 먼저 자극 시켜줘야 상기된다.


그래서 이렇게 일기를 다시 쓰면,

한 참 뒤에 내가 스스로를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일기장을 끄적여 본다.


하고 싶은 말을 할 곳도 이제 없는, 반은 감옥같은 일본의 유학생활...

감옥이라는 표현은 너무 가혹한 표현이겠지만, 외로움의 굴레에 빠진 유학생활은 분명하다.

6년차, 박사 4년차, 중도 하차의 위기와 향후 진로에 회의, 여전히 스스로 제어되지 않는 난치성 질병


그래도 희망은

여전히 나는 나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기억하며 지낸다.


인생...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어도

그 것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