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티스토리 일기장을 읽었다.
이삼년 어렸던 나날들의 기억을 되짚으면서, 차근차근 읽어내려 가니,
참 열심히 살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잘 한적은 없지만, 무언가를 가슴 안에서 부여잡고 걸어보려는 노력들이 조각조각 퍼즐처럼 기억을 메운다.
그리고 다시 회상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간결한 영화 안내서의 시놉시스처럼 1년 반여 기간동안의 유학생활을 읊어준다.
잘 한 일은 미뤄두고 아쉬움만 가득한 느낌이다.
스스로에게 매일 묻게 된다. 나 지금 이대로 맞는거냐고...
감사의 노를 잃고, 방향없이 그저 멍하니 떠다니는 빈 배같이 시간을 부유하는 것 같다.
아무도 봐주지 않고, 아무도 격려하지 않고, 아무도 안내하지 않는 생활들이 계속되고 있는데...
차량 전복 사고에 갈비뼈가 8개나 부러지신 아버지의 전화 속 한마디가 몇 일째 머리에서 울린다.
"걱정하지말고, 너는 하던 거 열심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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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도 할 수 없는 이 말에 그저... 눈물이 났다.
'하던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도 못하고 있었어요.
나태와 슬럼프의 수렁에 빠져서 점점 몸이 잠겨가는데, 알면서도 방관하면서 멍하니 있었어요.
미안합니다. 아버지'
이제 손 쓸 수 없이 깊이 잠겨, 숨만 헐떡이는 꼴로, 이제는 늦었을지 모르지만
발버둥거려 볼게요.
씩씩대며 발악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던, 3년 전 저처럼,
이제 어쩌면 돌아가야하는 시간이 다가올지라도...
멀리 떠내려간 노는 잊고, 돛을 일으켜 세우고,
하늘을 보고 방향을 찾자. 푯대는 닿지 못할지라도...
소리없이 방향을 알려주는 하늘은 날 보고 있으니까...